너를 위한 꽃





미하시X아베 / 모토키X타카야







 모토키는 한 송이 꽃이었다.


 청초한 들꽃보다는, 그래 마치 화려한 장미꽃처럼 타카야의 에이스는 아름다웠다. 눈부신 그에게로 향하는 동경과 사랑을 고이 접어 가슴에 품었다. 그의 공이 날아올 때면, 타카야는 붉은 꽃잎이 흩날려 날아든다고 생각했다. 어린 타카야의 품에 남는 멍들은 모토키의 가시가 주는 상흔이었다. 


 아무리 애써 보아도 생채기만 남을 뿐, 타카야에게 모토키는 남아있지 않았다. 던지고, 받는다. 아주 단순한 관계 그 이상은 모토키는 허락하지 않았다. 타카야는 그 마저도 모토키다워보였다. 지독하게 오만한 아름다운 꽃. 


 타카야따위, 시니어 팀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짓밟을 때 마저도 그에게선 지독한 장미향이 풍겼다. 


 질식할 것 같은 향기에 묻히며 타카야는 깨달았다. 절대 모토키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었다. 그는 오롯히 홀로 필 존재였다. 손길을 허락한다면 그건 모토키의 의사였다. 그리고 타카야는 모토키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그럴 가망조차 없어보였다.


 그 다음부터 타카야는 모토키를 흘려보냈다. 잡을 수 없는 꽃을 애써 잡으려다 꺾기는 커녕 타카야가 망가질 것 같았다. 그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시니어를 떠날 때, 비로소 마음 속의 꽃잎이 지기 시작했다. 


 첫사랑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사랑이 피고 지는 것을 오직 타카야만 알았지만, 이미 형체를 잃고 흩어져버린 꽃잎은 아련한 향기만을 풍겼다. 애써 잡으려 했다면 더 남아있을 수도 있으련만, 타카야는 그러지 않았다. 모토키는 더 이상 피어있는 꽃이 아니었다. 




 

 “좋아해. 아,아베.”


 아베는 수줍게 피어나는 미하시를 보자 어지러웠다. 찬연한 여름 아래서 미하시는 밝게 빛나고 있었다. 지나버린 추억은 아릿하게 아파서, 타카야의 곁에 있어주지 않은 모토키가 뇌를 헤집었다. 시간은 흘러 과거는 빛바랜 액자처럼 퇴색됐는데, 그 향기만은 선명하게 아베를 사로잡았다. 


 미하시를 봐야하는데, 남은 추억이 그에게 오버랩 됐다. 여름은 돌아왔지만 그리운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 그리워할지도 모르는 이가 앞에서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아베는 손을 뻗어 눈 앞의 꽃을 움켜쥐었다. 


 벗어나고 싶어 선택한 니시우라에서, 다른 꽃망울을 터트릴 투수를 기다리며 정리한 마운드에서, 미하시는 아베를 위해 꽃잎을 피우고 있었다. 아직도 눈만 감으면 어렸던 타카야로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지만 아베는 이젠 자신이 자랐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고마워. 미하시.”


 활짝, 꽃이 피었다. 그 확연한 대비가 아베의 영혼에 감동을 선사했다. 누군가를 위해 피는 꽃은 이렇게 아름답구나. 미하시는 무채색의 세상에서 아름다운 색채가 가득한 곳으로 아베를 인도했다. 아베는 한아름 가득 꽃다발을 끌어안았다. 생채기 없이 꽃을 품어본 적이 없어서 각오했던 고통이 전해지지 않자, 아베는 놀랐다. 미하시의 향기가 아베에게 파고들었다.  








이 노래 들으면서 썼습니다... 노래 가사 자체가 굉장히 좋아서 제 글이 오징어라도 이해해 주세요...

꽃순대님 하루나 죽이기와 트위터에서 본 꽃토하는(....) 이야기를 보고 떠올라서 신나서 썼는데 결과물이 이렇네요. 꽃님 죄송합니다. _(__)_ 한 번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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